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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동차 손해사정, 기본기가 답이다
등록일 2016-09-12 오전 9:15:56 조회수 10633
몇 년 전에 자동차보험 차량대물 보상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수리비 손해사정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를 보면, 월평균 보상처리 건수가 많아서 사고차의 손상유무 확인과 수리방법 등의 협의를 위해 정비업체를 방문(현장입회)하거나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의 적정성 여부를 체크하고 손해사정하는데 투입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리비 손해사정의 기초가 되는 자동차기술 관련 실무지식이 부족하고 수리비 견적능력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입회 및 손해사정에 투입되는 시간이 적은 것은 과도한 보상업무량 때문이지만 자동차 관련 실무지식 및 견적능력의 부족은 지속적인 교육참여 기회의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보험은 흔히 인지산업(人紙産業)이라고 말한다. 사람과 종이만 있으면 보험업이 운영될 만큼 보험에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사고차 수리비를 손해사정하는 차량대물 보상직원들의 업무 역량에 따라 손해율이 좌우되기 때문에 자동차 보상은 다른 분야보다 양질의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 수리비 손해사정트렌드를 살펴보면 보상직원의 손해사정 역량보다는 전산견적시스템이나 보상관리시스템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투입비용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상직원의 역량 향상과 더불어 손해사정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보상직원들의 손해사정 역량의 향상을 등한시한 채 전산시스템의 강화에만 치중하는 것은 외국의 자동차 보상트렌드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기형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의 차량대물 보상시스템을 보면 보상직원의 손해사정 역량 강화를 통한 수리비 적정화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차가 정비업체에 입고되면 보상직원이 정비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손상내역을 파악하고 어떤 방법으로 수리하는 것이 좋은 지 충분히 검토한 후에 정비업체의 견적담당자와 협의하여 수리방법을 결정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보상직원들이 사고차 손해사정에 필요한 자동차구조, 손상진단, 복원수리기술, 표준작업시간, 판금 및 도장기술, 견적기법 등에 대해 이론적, 실무적으로 잘 무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 주도로 수리방법을 결정할 정도의 손해사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사고차를 수리하기 전에 보상직원이 직접 수리비 견적서를 작성(협력정비업체는 제외)하여 정비업체와 협의를 통해 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를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 수리 과정에 추가되거나 변경된 내용들(보험사의 승인 하에 작업 수행) 위주로 손해사정하기 때문에 정비업체의 부당한 수리비 청구가 발생하지 않고 손해사정의 효율성도 매우 높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리작업이 완료된 후에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를 보상직원이 손해사정하기 때문에 허위청구나 수리비 삭감 등의 이유로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에 분쟁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주요 외국의 이러한 보상직원 주도의 수리방법 결정이나 견적서 작성 관행의 이면에는 합리적인 보상제도와 보상직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뒷받침 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제조기술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 적어도 앞으로 20~30년 후면 무인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재도 자동차 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각종 안전 및 편의장치들이 개발되어 신차에 탑재되고 있으며, 충전시설 등 인프라만 갖춰지면 조만간 전기차의 판매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동차 제조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자동차제작사는 물론 보험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보험업계는 자동차 제조기술의 발전 방향을 주시하며 보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신기술이 적용된 손상차를 원상복구하는데 필요한 이론적, 실무적 지식을 두루 겸비한 보상인력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고가의 수입차와 국산 고급형 차량이 늘어나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상용화가 멀지 않은 시점에 손해사정 전문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보험업계가 차량대물 보상직원들의 손해사정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에 자칫 소홀하면 보험금의 누수를 통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로 전가되고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만은 보험사의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과도한 보상업무량으로 인해 교육참여 기회가 부족한 보상직원들을 위해 제도적으로 자동차 손해사정사 보수교육을 의무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폐막된 2016 브라질 리우 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남녀 양궁선수들이 금메달 4개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를 석권했는데 그 비결은 바로 기본기 쌓기 훈련에 있었다고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활시위를 당기는 기본기 훈련을 멈추지 않은 결과가 마침내 세계 양궁의 역사를 새로 썼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보험업계가 차량대물 보상직원들의 손해사정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양궁선수들의 기본기 쌓기 훈련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여러 가지 변화의 기로에서 선 보험업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해율의 안정화를 도모하려면 기본기 쌓기 훈련인 손해사정 교육에 보다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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